지구 곳곳에서 우리 집안얘기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지 않았을까? 집마다 저런 극적인 사건들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섬세하게 표현된 엄마-딸, 언니-동생 관계의 전형, 꼭 그런 여자라서란 것들보다 여러 유형의 인간의 특징이 곳곳에 녹아있어 무릎을 치며 눈시울을 적시며 보지 않을 수 없을 것같다. 영화적인 장치들이야 잘은 모르겠어도 정말 물흐르듯하고 곳곳에 재미있고 하다. 그녀에게의 극중 영화처럼 이 모녀들의 친구인 아우구스티나가 티비에 출연하는 장면이 있어 짜임새가 더해진다. 음..기억나는 장면은 서로 더 잘 맞는 엄마랑 둘째딸이 보이는 부분들이다. 첫째딸한테 용서를 빌고 둘째딸 너랑 같이 살려고 왔지 라고 하는 거랑, 첫째딸은 지금 죽은 남편을 묻은 강가에 왔는데 엄마랑 둘째딸은 도너츠먹자고 하는 거. 말을 안하니 저쪽은 당연히 모르는 거지만 그런 게 정말 아 정말 그렇구나 싶었다. 내게 여자 형제는 없지만 엄마와 이모. 외할머니의 관계가 저렇지 싶었다. 문제는 우리 집에선 아직도 화해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난.. 딸 파울라, 아니 저런 여자들의 아들인 기분이었다. 암튼 그런데 마지막에 약간은 가슴이 아픈 것이 그러한 다혈질의 기세고 곡절많은 첫째딸이 실은 가장 사랑을 원한다는 것. 마지막에 밤중에 갑자기, 바람부는 골목을 지나 엄마가 있을 아우구스티나의 집으로 가서 엄마없이 그 세월을 어떻게 살았나 모르겠다고 하는 장면이 다시한번 눈물났다.
여기 인물들의 상황이 다 극단적으로 남자들에게 쓴맛을 본 상황인데 감독이 어떻게 그런 점을 남자의 눈으로 필터링한 흔적도 없이 저토록 섬세한 장면장면들로 보여주고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이전 Talk to her에서는 섬세함보다는 여러 개의 이야기들을 엮는 솜씨에 놀랐었는데..역시 소설가고 감독이고 간에 큰 것 작은 것들에 대한 눈썰미가 그를 먹여 살리고 이름을 얻게 해주는 것같다.
그리고 일단 Volver로 표현되는 귀향하는 저 운없는 미모의 여자의 매력과 노래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Estrella Morente라는 분이 부르셨다고 하는데 참으로 언니시다. 별로 사지도 않는 OST인데 이건 Volver나 더 들어보려고 샀는데 저런 플라멩고 곡은 딱 저거 하나고 나머지는 졸음이 오는 교향악곡들이었다. 식당의 파티에서 sarah cracknel 목소리 같은 게 나왔던 것같은데 그 곡은 없다. volver (interpretada por Estrella Morente)
돌아온 과거와의 우연한 만남이 두려웠네
내 삶이 흔들릴까 봐
추억으로 가득한 그 밤이 두려웠네
내 꿈이 뒤엉킬까 봐
하지만, 도망치던 나그네는
곧 발길을 멈추리라
모든 걸 앗아간 망각이
내 오랜 망상들을 죽였다 해도
내 마음 속엔 아직도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지
돌아오네, 주름 진 이마
세월에 눈이 쌓인 백발이 되어
돌아오네, 인생은 한 순간
뜨거운 눈빛은 널 찾아 그림자 속을 헤매고
생각하면 눈물만 흐르는,
달콤한 추억에 의지해 내 영혼은 힘을 얻네
Marlena Shaw - Go away, Little boy
이 노래가 생각나서 들어봤는데 이건 뒤에서 여자가 무너져주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