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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diarrhea | 2006/07/15 21:43
2006/07/15 21:43 2006/07/15 21:43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과는 너무도 다른 여러 드라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병원에서 만나 생활하고 있다. 이것 역시 또 나의 아주 주관적인 감상이 되겠지만, 표현/정제되지 않은 그 사람들 사이의 얘기와 감상이 너무나 복잡하고 진정 가슴을 치기 때문에 어지간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그것을 표현하기란 쉽지않은 것같다.
물론 힙합도 뭣도 노래 한곡도 인생전반에 걸친 두근거림과 경험의 조화라고도 할 수 있고, 뭔가 그 비트의 신남, 색채의 단순선명한 조화에 열광할 수 있다. 하지만 뭔가 어떤 인생의 서사적 은유 또는 추상적 가치의 은유를 꾀한 예술을 접할 때에, 더욱 비판적인 팔짱으로 끼게 되는 이유는 아름답지 않아서라기 보다..아이고..그래서? 이렇게 되어버리기 때문일 거다. 언젠가 철학을 대학에서 '전공'한 소설가가 자기의 미술작품 수집한 걸 전시한 콜렉터의 방 중의 한 관을 보았는데, 개념미술이래봤자 문학작품의 한 구절보다도 시시하기때문에 자기는 그거 보기 싫다고 한 글을 본 적있다. 아마 그런 비슷한 이유로 병원의 보호자들-십년 넘게 삶과 죽음 두 가지를 염두에 두고 간병하며 생활고에 시달리며 온갖 달고 쓴맛을 보는 사람들이 예술을 즐길 여유도 없거니와 뭔가 느끼지도 않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힘든 사람들은 물론이고 자수성가한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같다. 아예 처음부터 여유로운 사람들일지라도 그 여유를 느껴 동물적으로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접하지 예술적 열정이 있어서 찾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같다. 너무 비관적인가? 하지만 병원의 어른들을 보면 정말 거의 그런걸..
아무튼 세상의 비열함, 부조리함이 곳곳에서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순수한 감정의 평온, 열광, 감동, 동감 같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결국 예술을 이해하거나 행하거나 해서 가까이할 수 있는 것일 것같다. 그리고 정말 경험했거나 많이 생각했거나 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던지 아니면 추구하는 가치가 무시무시하게 치열하던지 해야 훌륭한 예술가라는 평(진짜 훌륭한 예술가며 예술이 평하고 같으냐는 둘째치고)을 얻는 것같다.
어떤 때는 사람들이 거기서 거기이기도 하지만 역시나 다른 건 너무나 다르다.
생각의 벽돌이 높이높이 쌓여야만 이해할 수 있는 꼬인 글귀, 천정에서 바닥의 반까지 닿은 단색으로 물들인 추상적인 그림들이건 순진한 아이들의 감수성의 결정체이건, 가려듣는 귀에 꽂히는 장인의 명연주이건 이런 것들이 그들에게는 전혀 감동도 울음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들에게는 가요의 목놓아우는 목소리의 뻔한 써커스같은 기교나 그남자 그여자같은 가사가 차라리 잠깐 와닿으면 와닿았지, 예술이래봤자 애들, 아니면 세상 팔자좋은 사람들의 놀이 감상에나 지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예술은 생활과 굉장히 떨어져있어 생활에서 마주할 수 있는 것들은 그저 오락거리이지 전통적인 예술의 '다마'관점에서 보면 완전히 다마수로는 코웃음도 안쳐지고 그 사상마저 저질인 것들 - 금전만능, 패배주의, 상업주의, 인권유린에 가까운 성의 상품화 등등?으로 점철되어 있어 그나마 진짜 좋은 음악, 아름다운 그림을 보고 듣기는 더욱 어려운 것같다. 좀 어려움에서 동떨어져 대충 그래도 곱게 자란 우리에게 좋았던 국내 인디록이나 힙합등을들을 들려주기가 민망한 게 이런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얘 왜이렇게 어린양하냐, 겉멋이나 팍들었구나, 아이고 시끄러, 서울의 밤?을 새벽의 노원역앞의 노숙자, 일용직 노동자들, 밤새 토한 여자들이라면 웃기고 있네. 이런 이야기를 하고 말거다.
아예 낯설은 soulscape의 브라질리언 믹스같은 것은 예외..이건 사람들이 아예 귀기울이지도 않고 대충 편안한(사람들이 상상력의 한계 내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에 잠깐 마음을 놓고 cf배경음악모음씨디에요?하고 물어보기는 하니까..
아이고 그런데 이것도 또 어떤 면이 그런 거지 또 '미칠 것같은 이 세상'을 듣고 좋아하는 노동자들도 있고 하니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도 같고..
하여간 요즘은 기준이 좀 세워지나 싶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아무 것도 모르겠고, 진심이면 통하는 건지 뭔지도 잘 모르겠다. 예전처럼 확실히 한 문장을 말하지도 못하겠다. 한문장을 끝내기도 전에 정반대의 예가 떠오르는 바람에..
아무튼 오늘은 의국 방에 돌아와보니 들리는 음악이 문밖의 상황과 너무나 안어울려 잠깐 부정적인 생각이 또 들었던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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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후ㅣ 2006/07/15 23:20 L R X
맞다맞다 '한문장을 끝내기도 전에 정반대의 예가 떠오르는 바람에..' --> 나도 내가 요만큼 느낀걸 어떤식으로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그렇게해서 말을 뱉으면 내머리속에서 반례들이 솟아나는 속도만큼 상대방도 반례들을 떠올리고 있어서(말 속에 반례들이 솟아나는 구멍이 있나봐) 슬로우하지 않은 사람들은 거기서 내 생각을 뚝 잘라버리는 바람에 난 뭔가 한쪽방향의 생각을 가진자가 되어버린다 말이야 내가 그저 진행중인 생각을 중간에 한번 정검하는 식으로 매듭을 지어서 펼쳐보이는 거란걸 상대가 이해하면 수학문제풀듯 모든 반례를 해집어 증명해보이려다 탈진하지 않아도 될텐데 그래도 사람들한테 말할땐 친절하긴 해야해... 암튼간 아무튼 그래서 머리통속을 온전히 교환하기란 힘든 일인거 같아 김창완의 김형태 주례사 읽어봤어?(내블로그에 있어^^ 오래전주례사지만) 나이 들어도 모르는 걸 모르겠다하는 김창완이 멋졌어 말을 푸는 방식은 횡설수설인데 생각은 하나여서 장황한데도 교장의 연설같이 지루하지 않아 좋은거같아
사람들 사는게 각자 참 달라서 교집합인 지점에서만 우리가 통하는데 그 안에 예술이나 기록의 방식을 띄고 있는 것들 혹은 전설 뭐 그런 것들이 끼여들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게 아닌가 싶다..
어떤 사람은 인생이 드라마이고
어떤 사람은 그 인생을 주서다 드라마로 만들고 (나쁜의미아님)
남의음악은 들을새도 없이 자기음악에 빠져있는 사람이 있고 이사람들한텐 그냥 음악이 인생하고 같은 걸테고.. (내겐 워나비 상태...임 사실)
예술이 인생이 아닌 사람들은 그걸 감상하고 예술을 인생의 일부로 삼고..

그나저나 '다마수'에는 공감이 많이 가..
인물은 인물이 많은데서 나오는데 기껏 말을 배워놨더니 하필 쓰는 사람도 얼마 없는 작은 나라에 태어난 고로, 자급자족의 경제단위가 작아질수록 이게 고급기술이 없어도 간판걸고 벌어먹고 살수있게 되어있어서, 나보다 다마수 쎈 외부인이 영역침해만 안한다면야 갑갑한 덕택에 안전한 나라.. 게으르나 못난 줄은 알아서 밖에서 안 보이는 썬탠 유리벽을 만들어놓고.. 암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한국어를 쓰는 나라가 한국 밖에 없다는 건 참 비효율적인 일이고 '다마수 부족'은 마치 농어촌학생들 공부가 떨어지는거처럼 어쩔 수 없다는거....;;
acilly 2006/07/16 04:06 L R X
응 봤어..맨 처음 나오는 최근글이던걸..미니홈피 버릇대로 스크랩을 하고싶었었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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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 우리나라의 귀는 얇은데 고집은 센 게 그 선탠유리벽하고 비슷하다..그리고 그런 면면은 우리가 자라오면서 또 몸에 배고있고 말야..자기 생각 쉽게 말 못하고..
교집합인 지점에서 예술이나 기록의 방식을 띠고 있는 것들이 끼어든다는 게 정말 그래..소통의 수단 예술!
언니랑 나랑 처음 만난 인연도 그렇구..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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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글로벌 스탠다드라는 건 있으니, 진짜 간판 너무 쉽게 걸어서 좀 그래..그리고 그렇게 쉽게 내건 사람들일수록 자기네가 속한 지역적인 특성은 더욱 이해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거 결국 다마수 부족해지고 그런 거 나오고
근데 그래도 근데 자기 태도만 한가지이면..김창완아저씨처럼 그렇게 보기 나쁘진 않은 것같애..그러기 정말 어려울테니 아예 존경스럽기도..
으아오
onjndn 2012/05/06 21:17 L R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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